
의사라는 직업
의사라는 직업은 예전부터 많이 선호되는 직업군 중 하나입니다. 중고등학교 이과에서 공부 잘하면 의대, 문과에서 공부 잘하면 법대인 시절도 있었죠. 학생들부터 결혼 적령기인 사람들이 선호하는 직업에 의사는 꼭 최상위에 있습니다. 그만큼 사회적 지위나 평균 연봉이 압도적이기 때문이죠.


그런 의사들에게 행복하냐는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10명 중 6명은 행복하지 않고, 15%는 우울증 의심단계라고 합니다. 일반인 평균보다 심각한 비율인데요. 놀랍게도 돈을 많이 번다는 인식이 있는 의사지만 개인회생 신청 건들의 비중을 보면 의학계열(의사, 한의사, 치과의사)의 비중이 약 40% 수준이었습니다. '의사들이 이렇게 돈을 많이 버는구나'라는 것보다 놀라운 이야기가 '의사들이 이렇게 파산하는 경우가 많구나' 일 것 같습니다.

그 중에서도 소아과 의사의 환경은 더더욱 심각한 것 같습니다.
소아과 현실
아이를 키우는 분들은 100%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아이가 아플 때 소아과 가는 게 너무 어렵다는 것이요. 예전에는 예약이 없어도 조금 기다리다 보면 의사를 만날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어플로 예약하면 대기가 100번을 넘는 경우도 있고 병원 문 여는 시간 전에 갔는데도 수십 명이 앞에서 대기하고 있다고 합니다. '오픈런'이라고 하면 보통 어떤 상황에서도 장사가 잘되는구나 생각이 들 텐데, 오픈런이 심각한 '소아과'에서는 도리어 폐업이 많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문제는 인구 감소
대한민국의 심각한 저출산 문제는 이전에 다룬적이 있습니다. 세계 최저의 출산율, 최고 속도의 노령화, 인구의 감소는 병원산업에 직격탄입니다. 2015년 14세 이하 아이들은 700만 명이 넘었는데, 이제 600만 명 이하로 줄었습니다.


대형 병원 중에서 이대목동병원은 일반 소아환자 응급실 진료는 중단했고, 가천대 길병원은 소아과 입원 진료를 중단했습니다. 개원 소아과 뿐 아니라 상급 종합병원에서도 소아과 진료가 줄고 있는 겁니다. 정확하게는 소아과 인력이 부족하게 되었습니다. 소아과는 진료비는 비급여 진료가 매우 적고, 수가가 낮은 질병이 대부분이라 노동시간 대비 매출이 적은 편입니다.


그렇다보니, 소아청소년의 인구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돈이 되지 않는 진료를 하게 되다 보니 소아청소년과에 지원하는 전공의의 지원율은 2018년 101%에서 2023년 15.9%로 급감해 버렸습니다. 개업하는 소아과보다 폐업하는 소아과가 더 많아져서 앞으로 소아과는 점점 줄어들 것입니다.
특히 코로나19가 발병했을때, 감염병을 회피하기 위해 사람들이 마스크를 항상 쓰고, 손 씻기를 생활화하는 개인 방역이 강화되니 도리어 감기 환자들이 줄었습니다. 콧물이나 기침과 같은 감기 증상에도 소아과로 오던 사람들도 코로나진료나 내과 등 다른 병원으로 진료를 받으러 다니다 보니, 전체 소아과 환자수는 크게 줄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오픈런을 하면서 소아과 의사를 몇시간 기다려 만날 수 있게 되었는데, 소아과 의사 입장에서는 점점 힘들어져가는 게 현실입니다. 환자 입장에서 소아과는 절대적으로 공급이 부족한데, 시장논리에 따르면 소아과의 수입은 다시 늘면서 소아과가 늘어나는 게 정상이지만 지금의 소아과는 수요와 공급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 아이러니한 현실에 부딪히게 된 것입니다.
저출산이라는 문제는 지금 의사의 생존 문제를 위협하고 있지만, 단지 의사만이 힘든 세상일까요? 인구가 준다는 것은 병원뿐 아니라 세상의 모든 시설이 점점더 불필요하게 된다는 의미일 텐데,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막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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